사진/ visitelpaso.com
텍사스주 전역, 현재까지 총 722건 홍역 사례 보고
텍사스 서부에서 확산 중인 홍역이 엘파소까지 퍼진 상황에서 감염자 중 대부분이 어린이가 아닌 성인으로 나타나 보건 당국에 경고등이 켜졌다. 엘파소 보건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홍역 감염자 3분의 2가 18세 이상 성인이며, 학교 연령 아동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홍역이 아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다는 전통적 양상과는 다른 전개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국은 엘파소 어린이들의 홍역 백신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내 유치원생의 96%, 중학생의 98%가 홍역 백신(MMR)을 완전 접종한 상태로 이는 집단면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상회한다.
엘파소 보건국장 헥터 오카라자(Hector Ocaranza)는 “성인 감염률이 높다는 점이 예상 밖이었고, 이는 어른들이 자신이 백신을 맞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아과 병원은 MMR 백신을 항상 비치하고 있지만, 일반 성인을 주로 진료하는 병원들은 그렇지 않아 백신 접종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도 지적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예방접종 기록이 없거나 불확실한 성인은 안전하게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이미 접종을 받은 경우에도 항체 수준을 더욱 높이는 효과만 있을 뿐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 전역에서는 현재까지 총 722건의 홍역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엘파소카운티는 56건으로 주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감염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아직 표본이 작아 확정적인 해석은 이르다고 보면서도, 엘파소의 성인 감염 비율이 비정상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텍사스와 국경을 맞댄 멕시코 치와와 주에서도 홍역이 확산 중이며 양국 국경을 오가는 메노나이트 공동체를 중심으로 감염이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카라자 국장은 “홍역은 국경을 가리지 않으며, 미국과 멕시코 양쪽에서 통합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엘파소 보건 당국은 모든 주민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민 신분, 국적, 보험 유무, 거주지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일관된 메시지라며 반드시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홍역은 단순 발진으로 시작해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폐렴, 뇌염, 청각 및 시각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 홍역 예방을 위한 체크포인트
백신 기록이 불확실한 성인도 재접종 가능
1957년 이전 출생자는 자연면역이 있을 가능성 높음
1963~1967년 초기 백신 접종자는 면역 효과 낮을 수 있어 재확인 필요
면역 저하자, 임산부, 백신 부작용 경험자는 의료진 상담 필수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