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N (Shelves of hemp-derived THC beverages at Mendon Wines & More. Tom Mooney/The Providence Journal/USA Today Network/Imagn Images)
텍사스주 의회가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이 포함된 모든 햄프 제품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사실상 최종 통과시켰다. 하원은 21일(수) 밤 늦게 열린 본회의에서 상원안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6표, 반대 53표로 가결했으며, 이어진 본회의에서도 법안 전체를 찬성 95표, 반대 44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해당 법안은 상원에서 한 차례 더 승인 절차를 거친 후 그레그 에봇 주지사의 책상 위로 올라가게 된다. 주지사는 아직 해당 법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통상적인 절차상 최종서명이 유력하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텍사스 전역의 편의점, 주유소, 전문 소매점 등 8,000여 곳에서 판매되던 THC 함유 식용 제품, 전자담배, 음료, 꽃 등은 모두 판매가 금지된다.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할 경우 최대 10년형의 중형이, 단순 소지만 해도 최대 1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이는 현행 마리화나 2온스 이하 소지에 대한 형량보다 더 무거운 처벌이다.
법안을 주도한 톰 올리버슨 하원의원(공화, 사이프러스)은 “2019년 햄프 합법화 법안은 농업 지원을 위한 것이었지 향정신성 제품의 확산을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며 “현실은 무법 시장이 되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법안은 특히 텍사스의 햄프 산업 전반에 ‘사형선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 헴프비즈니스협의회는 “주 전역에서 약 50,000개의 일자리가 걸려 있으며, 산업 규모는 연간 80억 달러(약 10조 9천억 원)에 달한다”며 반발했다. 헴프 제품 제조업체 ‘홈타운 히어로’의 루카스 길키 대표는 “업계는 즉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측은 이번 전면 금지와 별도로 의료용 마리화나 프로그램 확대를 병행해 추진하고 있어 의료적 상황에 헴프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 하원은 최근 흡입형 제품을 포함해 의료 마리화나 사용 범위를 넓히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댄 패트릭 상원의장도 SNS를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용 프로그램 확대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진 우 하원의원(민주, 휴스턴)은 “햄프 제품은 수많은 텍사스 주민과 재향군인들이 통증, 불안, 우울증 완화를 위해 사용해온 것”이라며 “의사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의료 프로그램은 비용과 접근성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우리는 다시 1950년대의 ‘대마초 공포’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대다수의 텍사스 주민은 규제를 원하지 전면 금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원 표결에서는 일부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켄 킹 의원(공화, 캐나디언)은 “금지는 소비자들을 불법 시장으로 내몰 뿐”이라며 “결국 더 위험한 물질과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