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전역의 푸드뱅크들이 연방정부의 식량보조 프로그램(SNAP, 구 푸드스탬프)의 예산 삭감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푸드뱅크 운영기관들은 이러한 삭감이 이미 심각한 텍사스의 아동 기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 푸드뱅크 네트워크인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가 최근 공개한 ‘식사 격차 지도(Map the Meal Gap)’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샌안토니오 베어카운티(Bexar County)에서는 전체 아동의 22% 이상이 식량 불안 가정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정 내에 충분한 식량이 없거나 안정적인 식량 접근이 어려운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베어카운티 전체 주민의 약 19%가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특히 흑인 가정(31%)과 히스패닉 가정(26%)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텍사스 푸드뱅크 협회인 ‘Feeding Texas’는 이번 주 발표한 성명에서 “의회가 SNAP 예산 삭감을 승인할 경우, 주정부는 현재 50%에서 75%로 증가된 행정비용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연간 약 8,7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Feeding Texas의 이사장이자 브라조스밸리 푸드뱅크 책임자인 테레사 망가포라(Theresa Mangapora)는 “SNAP 삭감 규모는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며, 푸드뱅크들이 그 격차를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에릭 쿠퍼(Eric Cooper) 샌안토니오 푸드뱅크 대표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에게 나눠줄 식량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국 아동 5명 중 1명 ‘식량 불안’
피딩 아메리카는 미국 전역에서 약 1,400만 명의 아동이 식량 불안 가정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지아주의 핸콕카운티(47%), 앨라배마주의 페리카운티(47%), 미시시피주의 홈스카운티(46%) 등 일부 빈곤 지역의 아동 식량 불안률이 가장 높았다.
한편,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식량불안 가정이 필요한 식비 총액은 2022년 285억 달러에서 2023년 322억 달러로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방학 동안 학교 급식에 의존하던 아동들의 식사 공백 문제, 이른바 ‘여름 기아(summer hunger)’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는 연방정부의 여름철 아동 급식 지원 프로그램에 올해 참여하지 않기로 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