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PR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예산안 초안에 따라 연방 교육 보조금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 수천 개 공립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특히 메인주 농촌 지역의 교육구 MSAD 54에서 운영 중인 ‘REACH 방과 후 프로그램’도 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MSAD 54는 스코히건을 포함한 6개 시골 마을에 위치한 교육구로, 연방 지원 없이는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은 요리, 로봇, 야외 탐험, 체스,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저소득 가정 학생들의 학습과 정서 발달을 돕고 있다.
REACH 프로그램 책임자인 돈 피켓(Dawn Fickett) 국장은 “이 프로그램이 없어진다면 아이들은 방과 후 갈 곳도 배울 기회도 잃게 된다”며 “지역 청소년의 학업 성취뿐 아니라 안전한 성장을 보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1세기 지역사회 학습센터(21st CCLC) 보조금을 포함한 여러 교육 기금의 통폐합 및 폐지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행정 낭비를 줄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프로그램에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어떤 보조금이 정확히 삭감 대상인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REACH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6학년생 몰리 피츠패트릭은 “월요일마다 학교 가는 게 기다려져요. 요리 수업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라며 방과 후 활동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다.
요리 수업을 이끄는 은퇴 셰프 브렌다 매든은 학생들에게 프랑스 요리의 기본을 가르치며 음식 문화를 통한 창의성과 협업 능력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처음엔 치킨너겟만 찾던 아이들이 이제는 로즈마리를 넣은 브라우니를 만들 줄 안다”며 아이들의 성장에 감탄을 표했다.
7학년 딜런 커크의 어머니 신시아 커크는 “아이들이 수업 후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돌아온다”며 “이런 프로그램이야말로 가장 마지막에 예산을 줄여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쓰레기 처리 공무원으로 하루 종일 일한 뒤 아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 중 하나다.
교육단체 ‘출석활동연구소(Attendance Works)’의 대표 헤디 창(Hedy Chang)은 “방과 후 프로그램은 학업 성취, 출석률, 정서적 안정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된 정책”이라며 “정부가 오히려 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REACH 프로그램은 민간 기부와 지역 기업의 후원을 유치해 프로그램 유지 방안을 모색 중이다. 피켓 국장은 “학교 종이 울린다고 해서 아이들의 하루가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는 학교와 방과 후를 하나의 연속된 교육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