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Healthchildren.org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소아 충치 예방을 위해 사용돼 온 불소 보충제의 단계적 시장 퇴출을 예고했다.
AP는 이번 조치에 대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치과용 불소 성분 재검토 정책의 일환으로 수십 년간 이어진 치아 건강 관리 방식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평가했다.
AP에 따르면 FDA는 10월 말까지 어린이용 불소 정제, 로젠지(사탕형), 액상 제품 등의 과학적 안전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며, 해당 제품들은 대부분 소아과 의사나 치과의사의 처방을 통해 제공돼 왔다.
“장 건강과 인지 기능에 위험”…FDA, 인체 영향 우려 제기
마티 마카리 FDA 국장은 보도자료에서 “불소를 삼켰을 때 장내 유익균 균형을 해칠 수 있으며, 면역력과 소화, 전반적인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일부 연구에서 불소 과다 섭취가 아동의 IQ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를 인용하며 불소 퇴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불소 보충제 사용과 심각한 건강 이상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해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962년 이후 공공수도에 불소를 첨가하는 기준을 제시해 왔으며 불소가 치아의 손상된 부위를 재광화(remineralization)시켜 충치를 예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케네디 장관은 “불소는 위험한 신경독이며, 이 조치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CDC가 불소 수돗물 첨가를 더 이상 권장하지 않도록 지시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실제로 유타주는 미국 최초로 수도 불소화를 금지했으며 해당 주에서는 최근 불소 보충제를 일반의약품(OTC) 형태로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예방서비스 특별위원회(USPSTF)는 6개월~5세 아동 중 지역 내 불소 농도가 낮은 경우, 불소 보충제 사용을 ‘높은 근거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미국치과협회(ADA)도 2010년 논문에서 고위험 아동·청소년(최대 16세)에게 불소 보충제를 권장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치아에 얼룩이나 변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 FDA는 불소 함유 치약, 구강세척제 등 대부분의 치과용 제품을 관리하고 있으나, 이번 발표에서 문제로 지목된 제품은 “승인받은 적 없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성인용 치약, 치과 내 불소 치료, 구강세척제 등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편,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은 콜게이트-팜올리브, 프록터앤갬블 등 치약 제조사들을 상대로 불소 마케팅 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으며 이를 “기만적이고 위험한 홍보”로 규정,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안미향 기자 [email protected]